완전식품이라는 말은 음식에 붙는 말이 아니다. 어떤 음식이 완전하냐는 질문은 누가 얼마 동안 먹느냐를 빼면 답이 없다. 모유가 그걸 제일 잘 보여준다 — 사람 몸이 사람 몸을 위해 만든 유일한 음식인데, 그것도 세 군데가 비어 있다. 뒤에 나온다.
먼저 “완전하다”를 식으로 적는다.
완전하다는 말의 식
사람이 몸에서 못 만들어서 밖에서 받아야 하는 게 마흔 개 안팎이다. 아미노산 아홉, 지방산 둘, 비타민 열셋, 미네랄 열다섯쯤. 이 중 하나라도 0이면 나머지 서른아홉이 충분해도 소용없다. 괴혈병은 비타민C 하나로 생긴다. 뱃사람들은 고기와 빵이 넘쳐도 잇몸이 무너졌다.
그래서 건강은 합이 아니라 최소값을 따른다.
는 먹는 양, 는 그 몸이 그 기간에 필요한 양. 리비히가 농작물에서 찾은 규칙인데 사람도 같다. 나무통에 물을 채우면 제일 짧은 판자 높이까지만 찬다. 긴 판자를 더 늘려봐야 물은 안 는다.
이 식에서 “완전식품”이 뭔지 바로 나온다 — 마흔 개 판자가 전부 1 이상인 음식. 그리고 가 몸마다 기간마다 다르니까, 같은 음식이 어떤 몸엔 완전하고 어떤 몸엔 아니다. 이제 가설 넷을 이 식에 넣는다.
가설 1 — 조성이 같은 걸 통째로 먹으면 완전한가
포식자와 피식자가 유전적·생리적으로 비슷하면, 피식자를 통째로 먹는 게 완전식 아니냐는 가설. 사자가 영양을 먹듯이. 닫힌 계.
아미노산은 맞다. 동물 단백질이 “완전 단백질”인 이유가 정확히 이거다 — 근육을 근육으로 먹으니 아홉 개 비율이 내 몸과 거의 같다. 식물은 그 비율이 어긋나서 섞어 먹어야 한다.
미량영양소는 반만 맞다. 피식자가 만들거나 모아둔 것만 받는다. 비타민C — 거의 모든 포유류가 스스로 만드는데 사람은 그 효소(GULO)가 망가져서 못 만든다. 그러면 피식자가 만든 걸 받으면 되는데, 그게 근육엔 거의 없고 간·부신·피부에 있다. 이누이트가 채소 없이 괴혈병을 안 앓은 이유가 이거다. 생고기, 내장, 막탁(고래 껍질) — 껍질 100g에 비타민C 38mg. 영국 북극 탐험대가 괴혈병 막는 데 썼다. 단, 익히면 사라진다. 근육만 익혀서 먹는 “고기 식단”은 같은 동물을 먹어도 괴혈병이 온다. 조성이 같은 게 아니라 조성이 같은 부위를 날로 먹을 때만 성립하는 가설이다.
그리고 진짜 구멍은 원소다. 포식자도 피식자도 땅에 없는 원소는 가질 수 없다. 요오드 — 빙하가 긁고 지나간 땅은 요오드가 씻겨 나갔고, 그 땅의 풀을 먹은 소도, 그 소를 먹은 사람도, 그 사람을 먹는 아무것도 요오드가 없다. 미국 오대호 주변이 그래서 “갑상선종 지대”였다. 1920년대 전엔 그 지역 아이들 26~70%가 눈에 띄는 갑상선종이었다. 알프스 산골은 더 심했다.
닫힌 계는 원소 수준에서 불완전하다. 계 안에서 아무리 돌려도 없는 건 안 생긴다. 그리고 씻겨 나간 요오드는 어디로 갔나. 바다로 갔다. 이게 가설 2다.
가설 2 — 바다는 미네랄 수프인가
땅이 제일 낮은 곳으로 씻겨 내려가 바다에 모이니까 바다가 영양의 보고라는 가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맞는 쪽 — 방향이 맞다. 빙하와 비가 땅에서 씻어낸 원소는 강을 타고 바다에 모인다. 땅의 요오드가 빈 곳에서 바다는 요오드가 차 있다. 땅이 잃은 장부를 바다가 갖고 있다.
틀린 쪽 — 수프가 아니다. 바닷물은 묽다. 소금(나트륨·염소)과 마그네슘·황·칼슘·칼륨이 거의 전부고 나머지 원소는 흔적만 있다. 바닷물을 마셔서 요오드를 채울 수는 없다.
바다를 완전하게 만드는 건 물이 아니라 농축기다. 갈조류(켈프·다시마)는 요오드를 바닷물의 3만 배로 모은다. 그래서 일본 사람의 요오드 섭취가 하루 1~3mg, 영국·미국은 0.2mg이다.
열 배가 아니라 열 배에서 스무 배. 권장량이 150µg이니 일본은 그 열 배를 먹고 있고, 그래서 일본 갑상선은 요오드 과잉 쪽을 걱정한다. 해조·조개·작은 생선이 바다의 미네랄을 사람이 먹을 농도로 올려주는 장치고, 그 장치가 바다의 완전함이다.
같은 장치가 독도 모은다. 참치가 수은을 모으고 톳이 비소를 모으는 건 요오드를 모으는 것과 같은 메커니즘이다. 농축기는 뭘 농축할지 안 가린다. 바다가 보고인 것과 바다가 위험한 것이 같은 문장이다.
가설 3 — 모유가 최초의 음식이니 완전식품인가
이건 가장 좋은 사례라서 제일 중요하다. 모유는 사람 종이 사람 아기를 위해 수백만 년 다듬은, 유일하게 설계된 음식이다. 받는 쪽의 에 맞춰 만들어진 유일한 . 완전식품이 있다면 이거여야 한다.
그런데 세 군데가 비어 있다.
| 모유에 | 하는 일 | |
|---|---|---|
| 비타민K | 거의 없음 | 출생 직후 주사 |
| 비타민D | 모자람 | 생후 바로 400 IU 보충 권고 |
| 철 | 적음 | 4개월부터 1 mg/kg 보충 |
비어 있는 이유가 더 흥미롭다. 철은 아기가 태아 때 엄마한테서 저장해 나온 걸 4개월 동안 쓰라는 설계다. 비타민D는 햇빛으로 만들라는 설계다. 즉 모유는 음식 하나로 완전한 게 아니라 “모유 + 태아기 저장분 + 햇빛” 묶음으로 완전하다. 설계된 음식조차 몸의 저장과 환경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기간. 6개월이다. 그 뒤엔 저장분이 떨어지고 모유만으론 모자란다. 어른에겐 처음부터 불완전하다 — 철이 적고 비타민C도 어른 기준엔 낮다.
이게 “완전식품은 음식의 속성이 아니다”의 증거다. 가장 완전하게 설계된 음식이 특정 몸, 특정 기간, 특정 환경에서만 완전하다.
가설 4 — 카니보어, 프루테리언, 베지테리언
어느 식단이 완전하냐는 질문을 식에 넣으면 질문이 바뀐다. 어느 판자가 짧으냐.
| 식단 | 짧은 판자 | 왜 | 메우는 것 |
|---|---|---|---|
| 카니보어 (근육 위주, 익힘) | 비타민C · 엽산 · 섬유 | 비타민C는 내장과 날것에만 | 간·날고기, 아니면 보충 |
| 카니보어 (통째, 날것) | 거의 없음 | 이누이트가 증거 | — |
| 프루테리언 | 단백질 · B12 · 아연 · 철 · 칼슘 · D · 필수지방산 | 과일엔 B12가 0 — 세균 산물이라 | 식단 자체가 안 됨 |
| 비건 | B12 · D · 요오드 · DHA · 철(흡수) | B12는 식물에 없음 | B12 보충 필수, 해조, 햇빛 |
| 락토오보 | B12 경계 · 철 | 계란·유제품으로 일부 | 검사 |
비건의 B12는 숫자가 있다. 보충 안 하는 비건의 B12 결핍 비율이 연구마다 552%, 채식 전반은 614%. 보충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니까 비건이 불완전한 게 아니라, 보충 없는 비건이 불완전하다. 판자 하나를 알면 알약 하나로 완전해진다.
프루테리언은 판자가 너무 많이 짧아서 메울 수가 없다. 단백질부터 모자라다. 이건 식단이 아니라 결핍의 다른 이름이다.
카니보어는 둘로 갈린다. 날것과 내장을 먹는 쪽은 이누이트가 수천 년 증명했다. 스테이크만 굽는 쪽은 그 증거를 빌려 쓰면 안 된다 — 같은 동물, 다른 부위, 다른 조리법이면 다른 식단이다.
그래서
완전식품은 없다. 있는 건 완전한 조합이고, 조합은 세 개로 정해진다.
음식이 같아도 몸이 다르면(GULO가 없는 사람, 요오드가 없는 땅의 사람) 판자 길이가 다르고, 기간이 다르면(6개월 아기, 40년 어른) 저장분이 다르다.
실용적으로는 질문을 바꾸면 된다. “이게 완전한가” 대신 “이 식단의 짧은 판자가 뭔가”. 그걸 알면 어떤 식단도 보충 하나둘로 완전해지고, 모르면 “건강식”이 괴혈병을 만든다. 역사상 괴혈병은 굶는 사람이 아니라 잘 먹는 뱃사람한테 왔다. 긴 판자가 많아서 짧은 판자를 못 봤다.
반례
리비히 식은 아래만 보고 위를 안 본다. 판자가 너무 길어도 문제다. 요오드는 모자라면 갑상선종이고 넘치면 또 갑상선 문제고, 일본이 후자를 걱정한다. 비타민A는 북극곰 간 한 조각이 치사량이다. 완전함엔 바닥만이 아니라 천장이 있고, 농축기(해조·간)는 천장 쪽 위험이 같이 온다.
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도 식이 숨긴다. 유당을 어른까지 분해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 요오드를 많이 먹어도 멀쩡한 집단과 아닌 집단. 평균 로 짠 “완전한 조합”이 네 몸에선 짧은 판자를 하나 남길 수 있다. 그래서 끝은 늘 같다 — 재는 것.
이어진 개념
↑ 자기 실험의 규칙 — 내 를 아는 방법
→ 실험일지 — 브로콜리·버섯이 메우려는 판자
→ 밖을 본다 — “건강식”이라는 이름 말고 판자를 본다
→ 구조가 선택을 강제 — 빙하가 긁은 땅이 갑상선종을 강제했다